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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 가는 길 ‘문화의 향기’
[경기일보 2007-11-29]
동화집 ‘골목길의 아이들’, 도시 다큐멘터리 ‘서울, 골목길 풍경’,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골목길에 얽힌 추억과 따스함, 그리고 개발논리에 휩싸인 한국사회의 단면을 담은 책들이다. 그런데 어찌하랴. 이처럼 서민들의 애환과 체취가 배인, 따뜻하고 포근한, 또 넉살스럽기도 한 골목길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고 골목길을 형성했던 집과 상가들은 순식간 사라진다. 골목길을 통해 인사를 주고 받던 인심은 사라지고 아이들의 시끌시끌한 놀이문화도 사라진다.
수원도 개발이 한창이다. 아파트 단지 조성과 함께 화성성역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성곽 주변 보존정비프로젝트가 그렇다. 최근 화성행궁 앞 수원우체국이 이전하면 학교 운동장 2배 크기의 광장이 조성된다.
부촌(富村)이자 한때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했던 행궁동 일대는 화성행궁을 복원하면서 한산한 거리로 전락한게 현실이다. 행궁 인근에서 한식업에 종사하는 이구림 보리회관 대표(행궁길발전위원회 부위원장)는 “행궁 광장을 조성하면서 일대 건물이 철거되고 사람들도 뜸해졌다”며 “상권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기는 또다른 기회로 작용했다. 최근 이 지역 주민들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알리고 관광과 경제, 문화 등이 결합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바로 수원시가 추진중인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가 그것. ‘살아나는 거리 간판에 날개를 달자’란 사업을 추진하며 첫 결실을 맺고 있다.
◇지역주민 주도 마을가꾸기
올해 초 수원시는 우수 마을을 선정해 마을가꾸기 사업을 지원하는 ‘참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프로젝트를 공고했고 행궁동으로 통·폐합되기 전 팔달동주민자치위원회가 선정됐다. 이후 수원KYC화성길라잡이와 21세기수원만들기협의회 등과 함께 행궁길발전위원회(위원장 이용학)를 조직,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다.
1차 사업은 수원시 보조금 7천만원을 기반으로 간판교체사업을 진행했다. ‘살아나는 거리 간판에 날개를 달자’를 주제로 대안공간 눈과 지역작가 10명이 간판디자인을 맡았다. 대상은 행궁길 내 130여 점포. 정조의 능행차 장면을 담은 반차도의 일부를 상점의 특성에 맞게 재구성했다.
과장된 광고판을 지역특성에 맞게 바꾸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일부에선 무슨 의도로 멀쩡한 간판을 바꾸냐는 항의도 있었다.
이구림 부위원장은 “오래된 간판을 행궁과 반차도에 착안해 바꾸는 작업에서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는데 힘들었다”며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볼 때 무척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현재 업소 70여곳이 간판을 바꾸고 있고 앞으로 상가그림지도, 거리캐릭터(기념품), 행궁길 책자 등도 제작할 계획이다.
◇행궁가는 길 빈 집 미술관
지역경제 침체는 자연스레 빈 건물의 증가로 이어졌다. 유휴공간을 활용해 살아 숨쉬는 행궁길을 만들기 위해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 빈 점포 6곳에서 전시를 마련했다. 화성행궁과 팔달문 사이로 이어진 골목길 점포는 꽃집과 호프집, 미장원 등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작가 10여명은 지역 주민들의 삶이나 간판 디자인 원화 등을 선보였다. 경수미 작가는 거대한 물고기와 화려한 조명을 곁들인 설치작품을 통해 행궁길의 번영을 꿈꿨고 조각가 최규조는 소똥을 말려 재미난 조형물을 선보였다. 화성 수영리가 고향인 이칠재 작가는 바닥에 설치한 스테인리스와 스틸 물고기를 통해 수영리 택지개발에 따른 토착민과 이주민들과의 갈등을 묘사했다. 임종길 작가는 화성과 관련해 그동안 그려온 그림과 세밀화, 솟대 등을 선보였고 화성 깃발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용학 위원장은 “예술인들과 더불어 문화가 숨쉬는 거리를 만들고 싶다”며 “역사가 살아 숨쉬는 지역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경기일보 2007-11-29]
동화집 ‘골목길의 아이들’, 도시 다큐멘터리 ‘서울, 골목길 풍경’,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골목길에 얽힌 추억과 따스함, 그리고 개발논리에 휩싸인 한국사회의 단면을 담은 책들이다. 그런데 어찌하랴. 이처럼 서민들의 애환과 체취가 배인, 따뜻하고 포근한, 또 넉살스럽기도 한 골목길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고 골목길을 형성했던 집과 상가들은 순식간 사라진다. 골목길을 통해 인사를 주고 받던 인심은 사라지고 아이들의 시끌시끌한 놀이문화도 사라진다.
수원도 개발이 한창이다. 아파트 단지 조성과 함께 화성성역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성곽 주변 보존정비프로젝트가 그렇다. 최근 화성행궁 앞 수원우체국이 이전하면 학교 운동장 2배 크기의 광장이 조성된다.
부촌(富村)이자 한때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했던 행궁동 일대는 화성행궁을 복원하면서 한산한 거리로 전락한게 현실이다. 행궁 인근에서 한식업에 종사하는 이구림 보리회관 대표(행궁길발전위원회 부위원장)는 “행궁 광장을 조성하면서 일대 건물이 철거되고 사람들도 뜸해졌다”며 “상권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기는 또다른 기회로 작용했다. 최근 이 지역 주민들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알리고 관광과 경제, 문화 등이 결합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바로 수원시가 추진중인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가 그것. ‘살아나는 거리 간판에 날개를 달자’란 사업을 추진하며 첫 결실을 맺고 있다.
◇지역주민 주도 마을가꾸기
올해 초 수원시는 우수 마을을 선정해 마을가꾸기 사업을 지원하는 ‘참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프로젝트를 공고했고 행궁동으로 통·폐합되기 전 팔달동주민자치위원회가 선정됐다. 이후 수원KYC화성길라잡이와 21세기수원만들기협의회 등과 함께 행궁길발전위원회(위원장 이용학)를 조직,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다.
1차 사업은 수원시 보조금 7천만원을 기반으로 간판교체사업을 진행했다. ‘살아나는 거리 간판에 날개를 달자’를 주제로 대안공간 눈과 지역작가 10명이 간판디자인을 맡았다. 대상은 행궁길 내 130여 점포. 정조의 능행차 장면을 담은 반차도의 일부를 상점의 특성에 맞게 재구성했다.
과장된 광고판을 지역특성에 맞게 바꾸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일부에선 무슨 의도로 멀쩡한 간판을 바꾸냐는 항의도 있었다.
이구림 부위원장은 “오래된 간판을 행궁과 반차도에 착안해 바꾸는 작업에서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는데 힘들었다”며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볼 때 무척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현재 업소 70여곳이 간판을 바꾸고 있고 앞으로 상가그림지도, 거리캐릭터(기념품), 행궁길 책자 등도 제작할 계획이다.
◇행궁가는 길 빈 집 미술관
지역경제 침체는 자연스레 빈 건물의 증가로 이어졌다. 유휴공간을 활용해 살아 숨쉬는 행궁길을 만들기 위해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 빈 점포 6곳에서 전시를 마련했다. 화성행궁과 팔달문 사이로 이어진 골목길 점포는 꽃집과 호프집, 미장원 등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작가 10여명은 지역 주민들의 삶이나 간판 디자인 원화 등을 선보였다. 경수미 작가는 거대한 물고기와 화려한 조명을 곁들인 설치작품을 통해 행궁길의 번영을 꿈꿨고 조각가 최규조는 소똥을 말려 재미난 조형물을 선보였다. 화성 수영리가 고향인 이칠재 작가는 바닥에 설치한 스테인리스와 스틸 물고기를 통해 수영리 택지개발에 따른 토착민과 이주민들과의 갈등을 묘사했다. 임종길 작가는 화성과 관련해 그동안 그려온 그림과 세밀화, 솟대 등을 선보였고 화성 깃발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용학 위원장은 “예술인들과 더불어 문화가 숨쉬는 거리를 만들고 싶다”며 “역사가 살아 숨쉬는 지역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